아그네스 플라이트, 3인의 비원을 저 하늘로 0

1976년 미츠이시쵸에 있는 오리테목장에서 한 암말이 태어났다.

부마는 영국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리맨드와

모마는 현역 시절 1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이후 번식 암말로 9두 중 경주마로 출주한 7두 모두가 1승 이상을 거두고 그 중 3두나 중상마를 배출해낸 명암말 이코마 에이칸이었다.

 

이코마 에이칸은 무려 7번이나, 그 중 5년 연속으로 리맨드와 교배하였는데 그 중 이 암말은 4번째였다.

이 암말이 태어나던 해 이코마 에이칸의 첫 산구인 숫말 그레이트 파이터가 중상인 코쿠라 대상전을 우승하고

2년째 산구인 퀸 리맨드는 벚꽃상에서 2착을 기록하였다.

그리고 이 암말은 2세 때 와타나베 타카오 마주가 같이 갔던 나가하마 히코사부로 조교사가 제지하려는 것을 뿌리치고 당시 암말로써는 비싼 가격인 약 1800만엔에 구입하였다.

 

그 이름은 아그네스 레이디

 

와타나베 마주가 아내를 잃은 후 자신의 딸들과 공통 화제를 가지기 위해 마주 생활을 시작했으며

첫째 딸이 71년에서 홍콩에서 데뷔, 그리고 72년부터 일본으로 넘어와 활동한 아그네스 챤이라는 사람을 좋아해

그 사람에서 따온 '아그네스'를 관명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아그네스 레이디가 와타나베 마주의 첫 말은 아니다.)

 

아그네스 레이디는 자신의 형누나와는 다르게 나가하마 마구간에서 지내며

그 비싼 가격에 부응하듯이 뛰어난 활약을 내기 시작했다.

그는 주전 기수 카와치 히로시와 함께 18전 5승, 중상 3승에 5착 밖으로는 단 2번밖에 밀리지 않았고

1979년 8대경주인 우준빈마(오크스)에서 승리했다.

 

그렇게 1980년을 끝으로 은퇴한 후 아그네스 레이디는 고향인 오리테 목장으로 돌아가 번식 암말로 생활을 이어갔다.

산구들이 승리는 하지만 아그네스 레이디 정도의 유력마는 나오지 않던 중

 

1987년 6월 18일, 경주마로는 조금 늦은 시기에 아그네스 레이디의 6번째 자식, 3번째 암말이 태어났다. 

부마는 미국에서 14전 8승을 쌓으며 일본으로 넘어와 활동하던 로얄 스키였다.

원래 같은 해에 로얄 스키와 진행하였지만 조기 유산으로 같은 해 번식 시즌 말에 겨우 다시 붙이는데 성공하였다.

(로얄 스키는 훗날 자마로 중상마만 12두, BMS로는 유키노 비진, 에어 지하드 등을 배출하였고

로얄스키 3X4의 사츠키상마 캡틴 툴레가 있다.)

 

로얄 스키를 아그네스 레이디에 붙인 이유는 하나였다.

'아그네스 레이디가 이기지 못한 벚꽃상을 이기고 싶다.'

유일하게 암말 경주 중에서는 5착을 벗어난 6착으로 들어왔던 벚꽃상에서 와타나베 마주는 설욕하고 싶었다.

그래서 단거리와 마일 위주의 말들을 배출하던 로얄 스키를 붙였다.

 

이 말을 본 오리테 목장 관계자는 아그네스 레이디 산구 중 가장 잘 만들어진 말이며 흠잡을 곳이 없었다고 했다.

 

와타나베 마주는 이 암말에게 아그네스 플로라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아그네스 플로라는 엄마인 아그네스 레이디의 조교사인 나가하마 히코사부로의 아들인 나가하마 히로유키 조교사가 맡았다.

그리고 주전 기수는 아그네스 레이디와 같은 카와치 히로시 기수로 당시 라모누와 함께 최초의 암말3관을 달성하는 등 '암말의 카와치'라는 별명으로 기수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그네스 플로라는 12월에 늦게 데뷔했지만 남들과는 압도적으로 달랐다.

신마전은 10마신차로 이기더니 4전 4승, 무패인 상태로 벚꽃상에 참전해 어머니가 이루지 못한 벚꽃상의 꿈을 이루었다.

이후 오크스에도 출주했으나 경주 중에 골절로 2착을 기록, 이후로 계속된 부상으로 아쉽게 은퇴를 선언하게 되었다.

(아그네스 플로라의 이야기는 언젠가 더 자세하게 다룰 예정)

 

아그네스 플로라는 은퇴 후 오리테 목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샤다이 팜에 번식 암말로 생활하기 시작하였다.

오크스 당일, 샤다이의 요시다 테루야 대표가 와타나베 마주에게 아그네스 플로라의 매각 관련으로 접촉하고 있었다.

와타나베 마주는 거절했지만 그것을 마음에 두었는지 은퇴 후 예탁처로 샤다이팜을 고르게 되었다.

 

그리고 1997년 3월 2일, 당시 샤다이가 비싸게 데려온 선데이 사일런스와 아그네스 플로라 사이에 아그네스 플로라의 4번째 자식이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