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츠키상에서 4착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우승한 심볼리 루돌프와의 거리는 너무나도 멀었다.
스즈 퍼레이드는 예정대로 더비에 출주하기로 했지만 스즈 퍼레이드가 더비를 이길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1984년 5월 27일
도쿄 2400m 일본 더비(G1)
1번 인기는 무패로 사츠키상을 승리한 10번 심볼리 루돌프(1.7배)
2번 인기는 '타도 루돌프'를 외치며 더비의 전초전인 NHK배를 2.1/2마신차로 승리하고 온
8전 6승 연대율 100%의 14번 비젠 니시키(6.7배)
3번 인기는 더비의 전초전인 아오바상을 이긴 4전 3승의 9번 래시 앤 고(29배)
3번 스즈 퍼레이드는 4번 인기였다.
그러나 4번 인기라기엔 뭐한게 단승이 38.8배로 4번 인기 치고는 너무 높았다.
이 일본 더비에서 특별한 점은 고작 단 한 세대밖에 남기지 못한 소르팅고의 산구 42두 중 단 28두만 경주마로써 레이스를 뛰었는데 이 28두의 소르팅고의 산구 중 21두가 달리는 일본 더비에서 스즈 퍼레이드를 포함해 무려 3두나 출주했다는 점이었다.
이를 들은 마산지 사람들은 '소르팅고가 좀 더 많은 아이를 남겨주었다면'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한다.
21두의 말들이 더비마가 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https://youtu.be/NevdxazbEck
오카베 기수는 루돌프에게 앞으로 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루돌프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루돌프는 스스로 움직였다.
루돌프 스스로 스퍼트를 걸 타이밍을 파악하고 달렸다.
그 결과 2착 스즈 마하와 1과 3/4마신차로 압승
무패 2관마의 탄생이었다.
이후 오카베 기수의 인터뷰에서 '루돌프에게 한 수 배웠다'라는 얘기를 듣기까지 했다.
그 정도로 루돌프는 똑똑한 말이었다.
그리고 이 더비에서는 제법 이변이 많이 일어났다.
사실 루돌프의 승리는 어찌보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루돌프를 유일하게 계속 쫓을 수 있었던 비젠 니시키는 14착으로 완전히 가라앉고 말았다.
또 2착은 무려 20번 인기에 사츠키상 7착, NHK배 6착이라는 안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던 스즈 마하였다.
그리고 스즈 퍼레이드는 또 4착이었다.
4경기를, 그것도 모두 중상인 4경기에서 모두 4착으로 들어오는 신기한 성적을 내었다.
스즈 퍼레이드가 못 뛴 경기는 아니었다.
루돌프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2착에서 4착까지 머리-코 차로 접전이었다.
다른 세대로 태어났더라면 레이스 전개에 따라선 클래식 하나 정도는 땄을지도 몰랐을 달리기였다.
그러나 그런 스즈 퍼레이드의 옆에서, 그리고 앞으로 뛰던 말은 그 누구도 아닌 '심볼리 루돌프'였다.
비젠 니시키의 침몰로 시대는 이제 비젠 니시키와 심볼리 루돌프의 2강에서 심볼리 루돌프의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말은 보이지 않았다.
보통 클래식 유력마들의 경우 일본 더비 출주 후 방목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스즈 퍼레이드는 4연속 4착으로 상금이 애매해
가을 전선을 대비하고자 더비 출주마들이 휴양하고 있는 여름에 한 경기를 더 뛰게 한다.
레이스는 바로 6월 24일 라디오NIKKEI상의 전신인 라디오탄파상(G3)
후쿠시마 1800m의 경기였다.
후쿠시마는 스즈 퍼레이드의 조교사인 토미타 로쿠로 조교사의 고장이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은 봄의 클래식 전선에서 크게 무너지지 않았던 스즈 퍼레이드의 실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 날 가장 인기 있는 말은 사츠키상과 일본 더비 4착마가 아닌 더비에 출주하지 못하는 말들이 출주한다 뉴질랜드 트로피 4세S(당시 G3)를 우승한 닛포 스왈로였다.
스즈 퍼레이드 진영은 이 인기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봄에 심볼리 루돌프나 비젠 니시키 같은 강한 상대와 싸운 스즈 퍼레이드에게 이 레이스 멤버로는 닛포 스왈로를 포함해 모든 출주마보다 월등하다고 자부했기 때문이었다.
1번 인기는 뉴질랜드 트로피(G3) 우승마 8번 닛포 스왈로(2.6배)
2번 인기는 사츠키상-일본 더비 4착마 스즈 퍼레이드(3.6배)
3번 인기는 사츠키상 13착마 아사카 점보였다.
https://youtu.be/hZdFFEMLoBA
(하이라이트만 있습니다)
스즈 퍼레이드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2.1/2마신차로 동세대 말들을 찍어누르며 승리를 차지했다.
중상 4전만에 첫 승리!
레이스 이후 인터뷰에서 타무라 마사미츠 기수는 "다른 말들과는 훈련 방법이 다르니까요, 이 멤버에서 지면 제 책임인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며 승리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스즈 퍼레이드 진영은 가을 전선을 어떻게 진행할 지에 대해서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스즈 퍼레이드는 여름 휴양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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