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더트왕 신코 윈디, 새로운 시대의 시작 1
일본의 경마는 오랫동안 잔디 위주의 레이스 체계로 자리잡은 중앙 경마의 인기가 많아 팬들의 관심이 더트보다 잔디로 쏠렸다.
그러나 당시 세계 경마의 흐름은 달랐다.
당시 세계 경마의 주도권이 잔디의 총본산인 유럽에서 더트의 초강대국인 미국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1996년 창설된 두바이 월드컵도 세계 최강마 결정전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유럽이 가장 선호하는 잔디 2400m가 아닌 더트 2000m로 창설하며 세계 경마의 흐름이 변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JRA는 더트에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중앙을 뒷받침해주는 지방 경마의 경마장 대부분이 더트 코스를 택하기도 했고,
당시 해외의 흐름을 따라가고자 일본 경마도 1990년대에 들어 더트 전선을 개편&재정비하기로 정했다.
그렇게 1997년, 페브러리S의 G1 승격을 시작으로 ‘잔디의 2군’이라 불리던 전과 대비해 더트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게 되었다.
그런 흐름 속에 1993년 4월 14일 로즈 커맨더의 11번째 산구로 한 말이 태어나게 된다.
신코 윈디(シンコウウインディ)
17전 5승 [5-3-1-8]
주요 전적 97페브러리S(G1)
부마는 노던 댄서의 직계이자 미들파크S(영국G1)에서 2착을 거둔 두랩(Doulab)
모마는 평지 2승, 장애물 3승을 올린 로즈 커맨더
모부마는 켄터키 더비(미국G1) 우승마 더스트 커맨더(Dust Commander)였다.
로즈 커맨더를 맡고 있던 사카이 겐이치는 로즈 커맨더가 나름 실적을 쌓았기에 그 산구들에게 기대가 컸다.
그러나 윈디 이전 10명의 산구 다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풍채는 좋은데 좀처럼 잘 뛰지를 못한다’
당시 로즈 커맨더 산구들에 대한 평가들이었다.
부마인 두랩도 해외에서 중상을 나름 거두었지만 주 거리가 단거리였기에 종마로써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실제로 일본에 오기 전 아일랜드에서 중상마를 단 하나도 배출해내지 못해 사실상 방출인 상태로 일본으로 왔다.
사카이가 로즈 커맨더와 두랩을 붙인 이유도 '그저 두랩의 신디케이트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라는 여타 다른 명마들의 탄생에 비하면 굉장히 사소한 이유였다.
그런 상황에서 93년 4월 14일 로즈 커맨더의 11번째 산구가 태어났다.
혈통도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고 목장에서의 평가 역시
‘밤색 털이 아주 예쁜 어린 말.’
‘장난을 좋아하고, 사람이나 다른 어린 말들을 깨물러 가곤 했다.’
정도로 경주마로써 어떤 기대를 받지는 않았다.
이렇게 특징이 없다시피한 이 망아지를 믿기엔 사카이는 로즈 커맨더에게 많이 배신당했다.
윈디를 출산한 해의 교배가 불수태로 끝나자 번식암말로서 미래가 끝나고 행방불명되었다.
로즈 커맨더의 마지막 자식이었던 윈디는 시간이 흐르면서 균형잡힌 마체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1995년, 2세 때 ‘러브 커맨더’라는 이름으로 홋카이도 7월 특별시장에 700만엔으로 나왔다.
이 러브 커맨더에게 눈독을 들인 사람들 중 신코 관명을 가진 마주 야스다 오사무와 조교사인 타나카 키요타카가 있었다. 당시 야스다 마주가 소유하고 있던 말은 93년 마일CS를 우승한 신코 러블리, 97년 타카마츠노미야기념을 우승한 신코 킹, 98년 타카마츠노미야기념 우승마 신코 포레스트 등 양혈의 외국산 말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는 당시 신흥 마주였던 야스다 마주가 국내의 기대마를 거래하려해도 좀처럼 거래가 진행이 잘 되지 않았기에 이런 일에 얽매이지 않는 외국산마를 데려오다보니 성공하게 되었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당시 신코 군단은 때마침 신코 러블리가 은퇴했고, 신코 킹이 조건전에서 헤매고 있던 시기였다.
그동안 내국산 말들은 정원 거래로 데려왔지만 야스다 마주는 이번엔 경매로 데려오기로 결정한다.
정원 거래에서 가장 좋은 말들은 받지 못했고, 살 수 있는 말들은 혈통때문에 비싸게 사왔고 실적을 남기지 못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날에 대한 반성으로 그들은 이번 세일에서 결심한다.
'혈통을 보지 않고 마체로만 판단한다.'
그리고 러브 커맨더를 봤을 때 갸날프고 힘세다는 것을 느끼진 못했지만 힘줄의 느낌이 확실하게 보여서
'근육이 붙을 여지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이런 말은 조교할 보람이 있는 말로 제대로 조교하면 그럭저럭 벌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타나카 조교사는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타나카 조교사는 세일에 참가하였다. 2명 정도 경쟁 상대가 있었으나 가격의 폭이 적게 상승하여 최종적으로는 890만엔에 낙찰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참고로 이 날 낙찰된 2세마는 총 46두로 최고가는 부 댄싱 브레이브 모 맥스 뷰티의 수말(초카이 라이진, 오픈급 2승)로 1억 100만엔이였다. 러브 커맨더의 가격은 비싼 쪽에서 24번째로 러브 커맨더보다 아래에 있는 말들은 대부분 지방으로 가기에 러브 커맨더의 가격은 중앙마 치고는 제법 싼 축이었다.
이렇게 야스다 마주의 말이 되어 '신코 윈디'라는 이름을 받게 되어 타나카 조교사의 조교를 받게 된다.